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테슬라 차세대 자율주행 칩 & AI 반도체 칩 연구개발)

 

[2나노 전쟁의 시작]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2나노 전쟁’이 본격화 됐습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한국 대만 미국 일본 등 반도체 강국이 모두 뛰어든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구체화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와 파트너사 등 700여 명이 모인 현장에서 “2025년 모바일용 2나노 공정을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용을, 2027년에는 차량용 공정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첨단 2나노 공정은 3나노 대비 성능은 12%, 전력효율은 25% 향상되며 면적은 5% 감소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운드리 공정에서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뜻합니다. 선폭이 좁을수록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반도체 칩 성능을 높일 수 있어 파운드리 기업들은 치열하게 초미세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3나노 양산에 성공한 가운데 2나노가 다음 격전지로 떠오른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의 구체적인 제품별 생산 로드맵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는 단순히 양산 목표만 밝힌 게 아니라, 이미 부문별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경쟁사와 시장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차세대 자율주행 칩, 삼성이 만든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차세대 자율주행 칩 ‘HW 5.0’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을 설득한 게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HW 5.0 칩의 파운드리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HW 5.0은 테슬라가 역량을 집중해 개발 중인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로 약 2년 뒤부터 테슬라 프리미엄 차량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반도체 공장이 없는 테슬라는 자율주행 칩 개발 단계부터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를 정하고 협업합니다.

 

 

지난해 HW 5.0 개발 초기 단계 때 테슬라는 대만 TSMC를 파운드리 단독 파트너로 점찍었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3개월 전부터입니다. 삼성전자는 4㎚ 등 최첨단 공정 수율(전체 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TSMC와 비슷한 수준인 75%까지 끌어올리며 HW 5.0 파운드리 수주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를 만나 가격, 서비스 등과 관련해 ‘거부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회사 계약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테슬라가 이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삼성, TSMC를 복수 공급사로 선정하는 방안과 삼성에 100% 위탁하는 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용 최첨단 칩 파운드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기술 개발·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 들어 세계적 자율주행 칩 업체인 모빌아이(인텔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 자회사), 암바렐라의 최첨단 칩 물량을 수주했습니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번 테슬라 HW 5.0 수주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첨단 칩 파운드리 경쟁에서 대만 TSMC에 일격을 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S·X 차량 모델에 자율주행 칩 HW 4.0 등을 약 10년 넘게 공급하면서 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50억달러(약 57조원)에서 연평균 9%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 시장 규모가 740억달러(약 9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들여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과 오스틴 테슬라 기가팩토리와의 거리가 약 30분 정도인 만큼 해당 공장에서 테슬라에 공급할 5세대 자율주행칩을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최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년 말 여기서(테일러 공장) 4나노미터(㎚·1㎚=10억분의 1m)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美 유망 AI칩 기업과 공동연구 착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사업부가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주목받는 반도체 스타트업과 칩 연구 과제에 착수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큰 AI 반도체 회사들을 일찌감치 고객사로 확보해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에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그로크와 칩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잇따라 개시했습니다. 파운드리사업부 내 시스템반도체 설계팀인 파운드리디자인서비스(FDS)팀이 이 연구 과제를 담당합니다.

삼성전자와 텐스토렌트·그로크는 첨단 정보기술(IT) 기기에 활용될 AI 반도체를 개발합니다. 이 과제가 양산까지 이어지면 삼성전자가 구축한 5나노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 라인, 2.5D 패키징 설비에서 칩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두 회사와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파운드리 시장에 적잖은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챗GPT로 촉발된 AI 시장 규모가 커져 두 스타트업의 입지가 강화된다면 일찌감치 협업을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가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두 회사는 글로벌 AI 업계에서 전도 유망한 업체로 평가됩니다. 텐스토렌트는 애플·테슬라·인텔·AMD의 최첨단 반도체 설계를 주도해 이 분야의 전설로 통하는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입니다.

 

 

그로크는 구글 출신인 조너선 로스가 2016년에 설립한 반도체 회사입니다. 최근 메타와의 협업으로 엔비디아를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이 글은 동아일보, 한국경제, 서울경제, 산업경제 뉴스 기사를 재 편집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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